대통령 비속어 보호하다 수렁에 빠진 국민의힘

이재포 | 기사입력 2022/10/03 [00:08]

대통령 비속어 보호하다 수렁에 빠진 국민의힘

이재포 | 입력 : 2022/10/03 [00:08]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21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환담 후 행사장을 나서는 장면. MBC 캡쳐

 

윤석열 대통령 지지율이 정부 출범 후 최저인 24%(지난달 31일 한국갤럽 발표)까지 추락했다.

 

최근의 대통령 지지율 추락은 비속어 파문과 그에 대한 대처가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달 21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환담 후 나오는 길에 "국회에서 이 XX들이 승인 안 해주면 바이든이 쪽팔려서 어떡하나"라고 말하는 듯한 장면이 포착되자, 13시간이 지나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은 이튿날 현지에서 '이 XX'라는 표현은 미국 의회가 아니라 한국 국회를 겨냥한 것이고, '바이든'이 아니라 '날리면'이라고 설명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비속어 발언에 대한 대통령실 해명 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엔 이러한 풍자 패러디물이 다수 등장했다. .SNS상에서는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에서 '날리며'를 '바이든'으로 대신한 '태극기 휘바이든'패러디물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이름을 '조 날리면'으로 합성한 사진등이 회자 되고 있다. 

 

내년 초 전당대회가 예고되면서 국민의힘 당권주자들은 '윤심'(윤 대통령 의중)과 보수 당심을 잡기 위해 연일 MBC와 민주당을 비난하는 강성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김기현 의원은 2일 SNS에 "MBC 박성제 사장과 경영진이 지금 당장 사과하고 사퇴해야 한다"며 "민주당은 이재명 대표가 국회를 방탄막으로 악용하기를 멈춰야 한다"고 적었다. 권성동 전 원내대표는 이날 SNS에 "외교 참사는 민주당과 MBC가 국민을 현혹하고 정부를 저주하기 위한 주술용 주문일 뿐"이라며 "전 국민이 다 아는 (이재명 대표의) 형수 욕설과 성남시장 시절 트위터는 '구강(口腔)참사'인가"라고 비난을 쏟아냈다.

 

당내 우려의 목소리도 있지만'배신의 정치'로 낙인찍힐까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하는 의원은 보이지 않는다. 이준석 전 대표는 이날 SNS에 현재의 당 상황을 이승만 정권의 '사사오입'에 비유하며 "그 시절에도 사사오입에 문제제기할 수 있는 인원은 자유당 114석 정당에서 13명 정도였다"며 "나머지는 사슴을 가리키면서 말이라고 해도 그냥 입 닫고 있어야 할 처지의 '의원'들이었다"고 당내 침묵을 에둘러 비판했다.

 

2015~2016년 당시 박근혜 대통령에게 '배신의 정치'로 찍혀 공천배제됐던 유승민 전 의원이 지난달 28일 강연에서 윤 대통령의 비속어 논란과 관련해 "국민을 개돼지로 취급하는 코미디 같은 일을 당장 중단하고 깨끗하게 사과하고 지나가야 한다"고 쓴소리를 했다. 그러나 지난 2016년 대통령과 유 전 의원의 갈등이 대통령 탄핵으로 이어진 트라우마가 있어서인지 당내 비판이 확산되진 못하는 분위기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지난 1일 유 전 의원을 겨냥한 듯 "요즘 벌어지는 일들이 박근혜 탄핵 전야 같다"며 "우리 내부를 흔드는 탄핵 때 같은 세력이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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