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롬세평(世評)】 저출산 문제 단순히 출산율 올리기가 아니라 '인간다운 삶'을 위한 복지정책이라는 틀 속에서 접근해야 한다.

- 저출산 대책, '코페르니쿠스적'인 발상의 대전환이 필요하다. -

김대은 | 기사입력 2019/11/27 [21:51]

【새롬세평(世評)】 저출산 문제 단순히 출산율 올리기가 아니라 '인간다운 삶'을 위한 복지정책이라는 틀 속에서 접근해야 한다.

- 저출산 대책, '코페르니쿠스적'인 발상의 대전환이 필요하다. -

김대은 | 입력 : 2019/11/27 [21:51]

 

▲ 저출산 대책, '코페르니쿠스적'인 발상의 대전환이 필요하다.  ©

 

 

저출산에 따른 인구절벽 문제가 보통 심각한게 아니다.

 

27일 통계청이 발표한 '9월 인구동향'을 보면, 지난 9월 출생아 수는 2만 4123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1943명(-7.5%) 감소했는데 이는 지난 1981년 관련 통계를 작성한 이래로 같은 달 기준 역대 최저치다.

 



지난해 합계출산율은 0.98명으로 처음으로 1명대가 깨졌으며, 누적 출생아 수도 23만 2317명으로 지난해보다 2만명 가량 줄어드는 등 지난 2016년 4월부터 42개월 연속 최저 기록을 이어갔다.

 

이는 지난 2017년 한해 출생아 수가 30만명대로 줄어든 이후 2년 만에 다시 30만명대가 깨질 수도 있다는 암울한 전망이다.

 

반면 9월 사망자 수는 2만3563명으로 작년 같은 달 대비 657명(2.9%)이 증가해 출생아 수에서 사망자 수를 뺀 인구 자연증가분은 전년보다 2600명 감소한 고작 560명에 그쳤다.

 

이 또한 1983년 관련 통계를 작성한 이래 9월 기준으로 역대 최소치로 인구 자연증가율은 0.1%에 불과해 이 상태로 몇 년이 더 지나가면 마이너스 증가율을 기록할 것이다.

 

'데이비드 콜먼' 이라는 옥스퍼드대 인구문제 연구소장은 인구문제 때문에 최초로 소멸하는 나라 1위로 한국을 꼽기도 했다.

 

저출산의 문제점으로 첫째 노인들을 부양할 인구가 감소한다는 점과 둘째 미래사회경제활동인구인 노동력이 감소하고, 셋째 인구감소로 인한 국방력의 약화로 국가 존립을 위태롭게해 결국 국가적 대재앙이 될 것이라는 것이다.

 

정부는 그 동안 난임 치료, 남성 육아휴직 수당, 세 자녀 출산 인센티브 등 '쇼윈도우'식 저출산 관련 정책들만 쏟아내다보니 문제의 근본 원인인 고용 불안, 주거비·교육비 부담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책은 없고 지엽적인 문제에만 매달린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흔히들 저출산 현상을 일정한 경제발전을 이룬 단계에서 일어나는 ‘선진국 현상’이라고 한다.

 

일본의 사회학자 '오치아이 에미코' 교수는 출산율 감소 현상을 두고 근대를 두 단계로 나누었는데, '1차 근대'는 2.0명 수준으로 [출산율이 감소하는 시기]로, 전통적인 3대 가족에서 해방된 젊은 부부가 피임을 통해 자녀를 둘만 낳는 단란한 핵가족을 이루고, 도시화와 핵가족·전업주부화가 진행되는 '고도성장기' 과정이라고 정리했다.

 

또, '2차 근대'는 출산율이 1.5명 이하로 떨어져 사회의 [고령화를 유발하는 감소기]로 선진국형 청년 실업과 맞벌이 부부가 보편화되는 '저성장기의 현상'이라고 분석했다.

 

한국은 1970~80년대에 무료 불임수술과 정관수술 등으로 '성공적'인 1차 출산율 감소기를 거친 후 숨 돌릴 겨를도 없이 바로 2차 출산율 감소기로 들어섰다.

 

하지만 '2차 근대'는 '1차 근대'처럼 "자기 먹을 것은 태어나면서 부터 타고난다는" 시대와 근본적으로 달라, '저성장·고위험' 사회에서 태어난 아이가 국가와 사회에 평생 짐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에 아이가 독립할 나이까지 부양할 자신이 없으면 아이를 낳는 것은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반해 서구에서는 1.5명 정도의 출산율을 유지하기 위해 '비혼·미혼모·동거가족'과 공동체 같은 다양한 주거공동체 형태와 이주민 포용 등 '다원적 복지' 사회로 전환했다.

 

선진국들은 지난 1880~1930년대에 1차 출산율 감소를, 1960년대에는 2차 출산율 감소 과정을 거치면서 근 1세기 동안 아이를 제대로 잘 키울 수 있는 토양을 마련해 왔다. 하지만 한국은 선진국들이 거쳐 왔던 일련의 과정들을 매우 압축적으로 거치다보니 지금 상당한 곤혹을 치르고 있다.

 

미혼모나 동거 가족에서 태어나는 자녀를 사회나 국가가 보육해주는 네덜란드 등 북구의 경우 정식 결혼이 아닌 '동거'라는 가족 형태가 보편화 돼있고, 결혼율이 30% 정도 밖에 안 되는 프랑스나 북구권의 합계 출산율이 2.0에 가까운 것과 같이 우리나라도 이제는 미혼모 문제 해결의 열쇠로 입양문화 개선과 인식 제고 및 이민정책의 대전환과 함께 일본처럼 인구문제를 전담하는 기관의 필요성도 진지하게 검토할 때가 됐다.

 

저출산 문제는 보건복지정책으로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지금이야말로 저출산 대책과 관련해 '코페르니쿠스'적인 발상의 대전환이 필요할 때다.

 

출산율을 높이려면 출산과 보육·교육을 개인이나 국가의 책임에만 돌리기에는 부담도 클 뿐만 아니라 효과도 기대할 수 없다.

 

저출산 문제의 출발점은 사회적 연대를 강화하고 공동체 문화를 발달 시켜 청년세대들이 적극적으로 스스로 행복해지는 길을 찾아주는 것이지, 지금처럼 턱 없이 부족한 임대주택을 미끼로 애를 낳으라고 회유하거나 일회성 청년수당 지급으로 일자리를 찾아보라는 식의 '밑빠진 독에 물 붓기' 식의 미봉책으로는 더 이상 미래를 기약 할 수가 없다.

 

저출산 정책은 단순히 출산율 올리기가 아니라 '인간다운 삶'을 위한 복지정책이라는 틀 속에서 접근해야만 한다.

 

결국 저출산 정책이 성공하려면 저소득층에게는 '소득보전'을 중산층에게는 '일·가정 양립' 지원을 위한 육아휴직·보육시설 확대 등의 '맞춤형 정책'이 그 어느때 보다도 필요하다.

 

저출산 문제해결은 우리 세대가 우리 후손에게 물려줄 가장 중요하고 시급한 과제로 우리 후손에게 무기력하고 활력 없는 국가를 물려줄 것인가, 아니면 생동감이 넘치는 지속 가능한 국가를 물려줄 것인가는 전적으로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달려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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