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詩論)】 '손 手의 위력'

"방향이 잘못되면 속도는 의미 없다"

정택영 | 기사입력 2019/10/17 [11:41]

【시론(詩論)】 '손 手의 위력'

"방향이 잘못되면 속도는 의미 없다"

정택영 | 입력 : 2019/10/17 [11:41]

▲  정택영 화백의 '손 手의 위력'   ©

 

 

"방향이 잘못되면 속도는 의미 없다" 고 인도의 정신적 지도자 마하트마 간디는 말했다. “Speed is irrelevant if you are going in the wrong direction.” -Mahatma Gandhi.

 

디지털 혁명에 힘입어 가공할 속도로 발전하고 있는 테크놀로지와 날로 치솟는 속도 전쟁에 제동을 거는 통찰이라 아니할 수 없다.

 

방향은 상하좌우로 나누어져 있다. 지구의 중심으로 보면 동서남북 네 방위가 있고 사람이 걸어야 할 방향은 왼쪽과 오른쪽, 좌측과 우측의 두 방향의 길이 있다.

 

여기서 좌,우 左右란 우리말은 ‘손 手’이란 의미에서 비롯된 말이다.

 

손이란 그만큼 방향을 결정하는 실마리를 주는 아주 중요한 신체의 하나이다. 영어 hand의 어원은 고대 독일어 handuz에서 나왔으며 ‘방향 또는 위치, 소유 (side, part, direction" (in defining position power, control, possession)등을 의미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어느 방향을 가든 자신의 선택에 의해 결정된다. 선택한 방향으로 인생을 살아가면서 운명이 결정된다.

 

우리말 좌측과 우측의 좌우 (左右)란 그림글자 속에는 모두 손의 모양이 들어가 있다.

 

왼 좌 (左)는 왼쪽에서 내민 손의 모습이다.

 

왼손 좌(屮) + 장인 공(工)이 합쳐진 그림글자로 손(屮)에 공구(工)을 들고 남의 일을 돕는 모습이다.

 

오른 우右 자는 왼손 좌(屮) + 입 구(口) 손(屮)과 입(口)으로 조언하며 남의 일을 돕는 모습이다.

 

그래서 좌.우란 글자가 만들어졌다.

 

'손은 제2의 뇌'또는 "밖으로 나온 뇌"라고 할 만큼 많은 기능을 한다.

 

수화를 통해 언어를 통변하고 먼 거리에 있는 사람과 수신호로 의사 소통을 하기도 한다. 손에도 표정이 있다.

 

대량생산이 가능하게 된 산업혁명 이전에 모든 생필품들은 이 손에 의해 모두 수공예로 만들어졌다.

 

그래서 인간을 가리켜 도구를 다루는 '호모 파베르(도구적 인간)'라 불리는 것일 것이다.

 

우리는 오른손을 '바른손'이라고도 말한다. '바른'은 '바르다'에서 '오른'은 '옳다'에서 온 말이고, 이들의 반대말인 '왼손'의 '왼'은 '외다'에서 온 말이다. '외다'는 고어(古語)로 '그르다'의 뜻으로 널리 쓰였던 낱말이다. 이러한 관계를 고려하면 '바른손'이 '오른손'의 동의어임이 분명하고 원래는 정'正'의 의미였던 것이 우'右'의 의미로 변화하였음을 알 수 있다.

 

한편, 영어에서 오른쪽을 뜻하는 r'ight', 왼쪽을 뜻하는 'left'. right는 말 그대로 '맞음'을 말하는 말이다.

 

'left'의 경우에는 leave의 과거분사형으로 '남겨진'으로도 볼 수 있지만 고대 영어에서는 '잘못된' 이라는 의미를 갖는다고 한다.

 

불어나 이탈리아어에서도 오른쪽과 왼쪽은 각각 긍정과 부정을 뜻하는 형용사에서 유래했는데, 이는 오른쪽과 왼쪽을 뜻하는 뜻하는 고대 라틴어 'dexter'와 'sinister' 자체의 의미가 그러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왜 이렇게 오른쪽과 왼쪽이 상반된 뜻을 가지게 되었는가는 동서양 모두 종교적인 차원에서 오른쪽과 왼쪽의 개념 인식이 형성된 것으로 이해된다.

 

이렇듯, 좌측과 우측의 분파는 사회활동에서뿐만 아니라 정당과 정치 분야에서도 큰 영향을 끼치고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한국도 예외가 아니지만 세계 여러 나라들은 좌.우로 나뉘어 서로의 정통성을 주장하며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우파와 좌파로 정치적 성향을 나누는 것은 18세기 프랑스 혁명 이후 '자코뱅파'와 '지롱드파'를 나누던 것에서 비롯되었다고 역사에 기록되어 있다.

 

'자코뱅파'는 소시민층과 민중을 지지 기반으로 삼고 강력한 중앙집권을 주장했던 반면 '지롱드파'는 부유한 부르주아지를 대변하고 지방분권과 경제적 자유주의를 주장했다는데, 당시 의장석에서 볼 때 지롱드파는 오른쪽에 자코뱅파는 왼쪽에 앉았던 이유로 우파는 보수적이거나 혁명에 소극적이고 온건한 세력, 좌파는 급진적이고 과격한 세력을 뜻하게 되었다고 역사는 기록하고 있다.

 

여하튼 사람들의 인식에 '좌파'라는 것이 '자유' '진보'보다는 '불온'한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

 

그러나 위에서 언급된 것처럼 左.右의 그림글자는 손의 모양을 그린 것이고 벗 우 友 자를 보면 또 우(又)에 왼손 좌(屮)가 합해진 모습으로 왼 손(屮)과 오른 손(又)을 서로 맞잡고 있는 형상임을 알 수 있다. 이는 양 손을 서로 잡아야 진정한 친구란 의미이다.

 

한 손만 잡아서는 반쪽 우정 밖에 되지 않는다는 뜻이다. 가히 손이 의미하는 바와 그 방향이 끼친 위력이 얼마나 큰가를 알게 된다.

 

공산주의 이론을 정초하고 좌파의 뿌리가 된 마르크스는 독일인으로 혈통적으로는 유대계로 외조부는 네덜란드의 랍비였고, 친가도 대대로 트리어 랍비 집안이었다.

 

랍비란 유대교의 현인이자 지도자를 가리키는 말로, 이런 믿음의 조상을 둔 그가 사상적으로 배교를 한 것은 아이러니라 아니할 수 없다.

 

좌.우 어느 방향이 더 중요한가를 가른다는 것은 실로 우매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좌우의 불협화음은 언제나 정쟁과 소요를 부른다. 그러나 이것을 알아야만 할 것이다.

 

날기 위해서는 양 날개를 동시에 펼쳐야 가능하다는 것을 말이다. 만일 비상 중에 한쪽 날개를 접으면 추락하고 만다는 사실을 말이다.

 

 

정택영 화백 (재불예술인총연합회 회장 역임, ()미디어저널 상임 논설위원)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교수 역임,
2006년 도불 현재 파리에서 활동 중,
재불예술인총연합회 회장 역임,
프랑스 조형미술가협회 회원,
월간 에세이 <한시산책, 파리 스케치 등 13여 년 연재 집필>,
월간 <아츠앤컬쳐- 파리스케치 8년 연재 집필>,
프랑스 파리 한인교민신문 <한위클리, 파리지성- '파리팡세' 칼럼 연재 중>,
드로잉 작품으로 세계 문학 책 50여 권 출간

greatart@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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