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詩論)】 "사불범정 (邪不犯正)을 통해 내일을 생각한다."

정택영 | 기사입력 2019/10/04 [16:59]

【시론(詩論)】 "사불범정 (邪不犯正)을 통해 내일을 생각한다."

정택영 | 입력 : 2019/10/04 [16:59]

 

▲    "사불범정 (邪不犯正)을 통해 내일을 생각한다."  (정택영 화백의 사불범정) ©

 

 

"사불범정 (邪不犯正)을 통해 내일을 생각한다."

 

바르지 못하고 요사스러운 것이 바른 것을 건드리지 못한다. 곧 정의가 반드시 이긴다는 것을 이르는 말이다.

 

한국에서의 초대전을 무사히 마치고 파리(Paris)로 돌아와 다시 일상으로 돌아왔다.

 

나의 조국으로부터 파리로 돌아오는 발걸음은 무거웠다.

 

너무 많은 사람들이 옳음과 그름의 판단력을 상실하고 그 사이에서 격한 논쟁과 소모열로 만신창이가 되도록 투쟁하고 마침내 집단 화병(鬱火病)이 나 괴롭고 우울하다는 호소를 많이 들어왔기 때문이다.

 

한국에 머무는 동안은 보수‧진보 양진영의 주장과 격론에 판단이 서질 않고 모든 게 ‘오리무중’(五里霧中)이었다. 그러나 파리(Paris)로 돌아오는 항공기내에서 아득하게 멀어져가는 나의 조국 산하가 펼쳐진 그 땅을 내려다보면서 조금씩 옳고 그름의 윤곽이 잡히기 시작했다.

 

내가 잘 아는 지인들조차 모두들 개혁을 외치며 어둔 밤에 촛불을 들고 길거리를 서성였으며 밤하늘을 수놓은 별들이 마치 땅에 옮겨온 것처럼 ‘인산인해’(人山人海)를 이룬 촛불시위 정경을 저마다 찍고 자신도 그 대열에 끼어있었다고 자랑어린 소식을 SNS 상에 도배하고 있었다.

 

그들의 강도 높은 주장과 외침은 옳았다. 잘못된 관행과 전관예우, 제 식구 감싸기 등 옳지 못한 관행과 패악들을 완전히 뒤집어 개혁하자는 것에 무슨 이견이 있겠는가!

 

그럼에도 이들 주장의 당위성과 시대적 부름의 타당성에도 불구하고 반대 입장에 서 있는 자들 역시 팽팽하게 맞서 광장이 깨질 듯 한 함성으로 팽팽하게 맞불을 지피고 있었다.

 

어떤 이들은 그랬다. 가족과도 이 문제를 꺼내지 못하고 쉬쉬하고 있다고 말이다. 부모든 젊은 자녀이든 이 이슈만 꺼내면 서로 충돌하여 격하게 싸우고 등을 돌린다는 것이었다.

 

각 가정뿐만 아니라, 동창회에도, 같은 이익집단 속에서도, 전국 각 도마다, 마을마다 직장마다, 공공단체와 사설 그룹에서도 조차 의견은 갈기갈기 찢겨져 지칠 줄 모르고 의견은 갈라졌고 싸움은 이어졌다.

 

무서운 사회로 변해가고 있었다.

 

그래서는 안 될 일이다.

 

지금이 어느 세상인데, 모든 국가들이 자국이익을 지키기 위해 어제의 동맹이 오늘 가차 없이 내팽개쳐 등을 돌리고 적국으로 돌아서는 서슬 퍼런 이 국제 정세 속에서 이를 감지하고 대처해나갈 대안을 세우기는커녕, 모두가 이런 국제정세의 흐름을 눈감고 외면한 채, 자기가 속한 그룹과 정당의 이익과 승리를 위해 격론은 지칠 줄 모르게 이어지고 있었다.

 

그러나 나는 안다.

 

올바르지 못하고 사악한 생각과 주장, 그리고 그것에 의해 행해진 모든 행동들은 결국 소멸될 것이다. 이런 불순한 계책과 해괴한 논리주장과 정쟁을 하늘이 그냥 두고 보지는 않는다.

 

그것은 우연이거나 일회적인 것이 아니라 동서고금을 통해 항상 그래왔고 또 그렇게 역사에 결론 지어졌기 때문이다.

 

우리의 조국이 하루속히 무모한 이전투구와 소모적인 정쟁을 그치고 안정을 찾아 발 앞에 놓인 살아가는 문제를 해결해 나아가야만 한다.

 

그리하여 전국적으로 화병(火病)들려 고통스러워하는 무수한 환자들이 어둠을 걷어내고 건강을 되찾아야만 한다. 정신이 건강해야 건강한 국가를 이룰 수 있기 때문이다.

 

그 길만이 우리가 살 길이고, 그것이 우리가 이 땅에 태어나 지금껏 살아왔고 오천 만을 이루어 국가를 형성하고 있는 각각의 소중한 개인 하나하나이기 때문이다.

 

우리의 삶은 소중하고 정권에 휘둘려 그 삶이 망가져서도, 말살되어서도 안 되는 하늘이 준 은혜로운 생명들이란 사실을 잊으면 안 될 것이다.

 

October 2019

Paris에서

정택영 화백 (재불예술인총연합회 회장 역임, 미디어저널 상임 논설위원)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교수 역임,
2006년 도불 현재 파리에서 활동 중,
재불예술인총연합회 회장 역임,
프랑스 조형미술가협회 회원,
월간 에세이 <한시산책, 파리 스케치 등 13여 년 연재 집필>,
월간 <아츠앤컬쳐- 파리스케치 8년 연재 집필>,
프랑스 파리 한인교민신문 <한위클리, 파리지성- '파리팡세' 칼럼 연재 중>,
드로잉 작품으로 세계 문학 책 50여 권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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